최근 진학지도를 위한 컨설팅 수요가 늘고 있지만 강남·서초를 제외한 서울 시내 다른 지역은 상담료를 제한하는 가이드 라인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학지도를 위한 상담료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판국에 기준 자체가 없다 보니 학부모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7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등록된 72개 입시상담 학원 중 40%에 달하는 28개 학원들은 상담료 상한선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11개 교육지원청 중 강남·서초만 유일하게 입시 상담료 상한선을 정해 적용하고 있을 뿐 나머지 10개 지역은 아예 기준이 없는 것이다. 강남·서초 지역은 등록된 입시컨설팅 학원만 총 44곳으로 서울 시내 지역 중 가장 많고, 무등록 학원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서초 교육지원청은 입시컨설팅 상한액을 1분에 5,000원(1시간 30만원)으로 제한하고, 이를 넘어설 경우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된 입시상담학원만 9곳인 강서·양천, 5곳인 서부, 4곳인 북부 등 다른 지역들은 이런 기준이 아예 없다. 현재 각 지역의 학원비 단가는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회계사, 학원 관계자, 교사 등으로 구성된 수강료 조정위원회를 열어 정하게 되어 있다. 지역의 임대료나 학생 수요 등을 고려해 책정하기 때문에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별 학원비 상한선은 다르다. 현재 11개 교육지원청은 입시학원이나 보습학원, 외국어, 예능 학원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학원비 상한선 기준을 마련했지만 진학지도 학원은 외면하고 있다.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들은 입시컨설팅 수요가 많지 않고, 컨설팅 학원도 적어 따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서울 시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입시컨설팅을 받는 사람들은 주로 강남 지역의 학원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관내에 관련 학원이 많지 않다”며 “다만 너무 높게 상담료를 책정하는 학원에는 구두로 낮출 것을 요구하거나, 다른 입시 학원의 상한선을 적용하라고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남·서초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고액 입시컨설팅을 제재할 기준이 없어 학부모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어 하루빨리 학원비 상한선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컨설팅료 상한선이 있어도 이를 어기는 학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아예 등록조차 하지 않고 1시간에 100만원을 넘어서는 고액의 상담료를 받아 챙기는 학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목동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교 근처 학원에서 컨설팅을 받으려고 문의하니 상담료가 너무 비싸 차라리 강남 지역 학원으로 가서 상담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학원 수강료 제한선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는 판에 그 기준마저 없으니 컨설팅료가 하늘 모르고 올라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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