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생에 출생한 이른바 ‘58년 개띠’ 세대가 만 58세에 접어드는 가운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주택시장이 붕괴 된다는 분석은 근거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 이들이 집을 팔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58년 개띠의 은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인구 구조 변화와 별다른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과거와는 다른 저금리 상황에서 주택 등 부동산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커 부동산을 매각 하더라도 다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홍 연구원은 인구 구성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생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는 40~50대를 지칭하는 ‘쌍봉세대’의 인구비중과 실질 지가지수 추이를 지난 1975년부터 비교했을 때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예컨대 1980년대 쌍봉세대는 인구구성에서 20%도 되지 않지만 당시 실질 지가지수(1974년 100기준)는 350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다. 2000년대 후반 쌍봉세대는 30%에 육박할 정도로 세대 구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지가지수는 200대로 떨어진다.
최근에는 고령자들이 집을 사는 비중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연령대별 아파트 구입자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이 지난 2011년 10.5%에서 지난해 14.1%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소득 등의 이유로 노령층도 집을 사는 관점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홍 연구원은 “다른 나라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에 금리가 5~6%였기 때문에 집을 팔고 다른 금융자산으로 갈아탈 유인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금리 수준과 비교해 부동산의 수익률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와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 수익률 때문에 은퇴 이후 부동산을 팔아 금융자산으로 갈아 타기 보다는 ‘부동산에서 부동산’으로 옮겨 갈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인구 구조 변화 대신 주택 가격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로 ‘공급’을 꼽았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인허가 물량이 증가해 2~3년에 걸쳐 주택 공급이 늘어나 또 주택가격이 하락 하는 사이클을 보이는 것이 한국 주택시장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홍 연구원은 “주택시장 버블 붕괴 등으로 장기간 경기 침체를 맞은 일본의 사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과거 일본은 주택 버블이 꺼진 1990년대 초에도 주택 공급이 크게 줄지 않았고, 결국 장기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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