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권력남용 등 개인비리 의혹으로 고발된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최순실 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이다.
우 전 수석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전10시 우 전 수석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의 비리 의혹과 이를 감찰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누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구축해 수사에 나선 지 두 달 만이다. 이날 오전9시56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우 전 수석은 “검찰에서 물어보시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간단한 견해를 밝혔다. 각종 혐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질문이 이어지자 불쾌한 표정으로 한 기자를 노려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생중계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의 법인 자금 횡령 및 아들 의경 복무 특혜를 위한 권력남용 의혹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부인 명의 토지를 공직자 재산신고에 빠뜨렸다는 혐의도 있다.
정치권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늦어진 소환이니만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우 전 수석을 둘러싼 의혹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 전 수석에게) 민정수석으로서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해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는 9일 귀국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차씨는 최순실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의 각종 문화 사업에서 이권을 취했다는 의혹과 문화계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차씨가 귀국하면 공항에서 바로 차씨의 신병을 확보해 차씨의 친인척이거나 지인, 또는 사제지간인 인사들이 문화 부문의 공직에 진출한 경위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포스코 계열의 광고사인 포레카를 강탈하려 한 혐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차씨가 자신의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쳐스의 자금 7억여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씨가 정부 주도의 문화사업에 개입해 이권을 취한 정황을 확인한 뒤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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