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BNK금융그룹(회장 성세환) BNK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동남권 지역 소매판매 동향 및 특징’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남권 지역 경제성장률은 2012~2015년 연평균 1.8%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0~2007년 4.5%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성장세 둔화는 동남권지역의 생산, 수출 부진과 함께 소비도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보고 있다.
소비를 대표하는 지표인 ‘소매판매’는 2012~2015년 연평균 증가율이 1.5%로 지역경제 성장률을 밑돌았다.
연구소는 “2012~2014년 동안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던 동남권 지역 소매판매는 2015년 2분기 이후 다소 개선됐다”며 “하지만 이는 국제유가 급락과 승용차 등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일시적 효과”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업종별 소매판매 동향분석을 통해 최근 동남권 지역의 소비는 경기침체가 반영돼 필수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개별소비세 인하효과 등 특수요인에 의해 상당부분 좌우되고 있을 정도로 동남권 지역 소비상황은 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량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동남권 지역의 경우 아파트가격 상승은 소매판매를 견인하지 못하고 제조업 생산이 소매판매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지역은 제조업 생산이 1%p 증가할 때 소매판매는 0.02%p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동남권지역의 경우 자산효과(wealth effect) 보다는 제조업 생산 개선 여부가 소비확대의 중요한 관건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연구소의 생각이다.
따라서 연구소는 동남권 지역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확대→고용개선→개인소득 증대→소비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동남권 지역 주력산업 구조조정은 오랜 기간 노력과 혁신을 통해 구축한 제조업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술경쟁력 및 핵심역량을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주력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동남권지역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향후의 소비 개선여부는 지역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