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단독회담이 15일 열린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차기 대선 등 정치일정을 밝힘과 동시에 하야를 선언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박 대통령은 추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추 대표는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해 담판 형식의 긴급 회담을 하자”며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이날 회담에서 추 대표가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하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이 하야를 수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난주 말 촛불집회에서 분출된 민심을 박 대통령이 끝까지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여전히 스스로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임기를 마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의 대화가 평행선을 달릴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촛불집회 다음날인 13일에도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추 대표가 본격적인 하야 요구 투쟁에 나서거나 탄핵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명분을 얻으려 이번 회담을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과 추 대표가 단독회담에 합의하자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기다리고 있는데 밥 넣어준 것”이라며 “야권은 균열되고 그러면 대통령의 임기는 살려갈 수 있다는 덫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어떤 맥락도 없이 영수회담을 제안하니 박 대통령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을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야권 공조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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