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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데자뷔'에 떠는 평창] 최순실 게이트로 국내외 관심 뚝…상처뿐인 올림픽 될수도

경기장 건설·마스코트 등 곳곳에 '崔 검은손'

입장권 발매 넉달 미뤄지고 국비 확보 불확실

조직위 등 재정비·경기장 사후 활용 준비 시급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앞에서 평창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호랑이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로 마스코트를 정하기 위해 평창 조직위원회에 압력을 가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평창 조직위




올해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요즘 또 다른 시위 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빚잔치로 끝난 리우올림픽 탓에 월급조차 제대로 못 받는 공무원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한 것이다.

내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 자체가 가능할까’라는 회의론으로 들끓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가 실추된데다 최순실 일가의 평창올림픽에 대한 이권개입 의혹까지 불거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만신창이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입장권 발매도 내년 2월로 넉 달이나 미뤄졌으며 일각에서는 올림픽 개최를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리우는 사실상 파산=2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리우 주 정부의 올해 재정적자는 175억헤알(약 6조700억원)에 이른다. 사실상 파산 상태다. 브라질 연방정부의 긴급 지원으로 올림픽은 근근이 치러냈지만 잔치가 끝나자 ‘빚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급기야 브라질 연방정부는 부채상환 지연을 이유로 리우 주 정부의 계좌 3억1,000만헤알을 동결했다. 리우 주 정부는 당장 퇴직 공무원 연금부터 삭감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공무원 파업 예고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브라질은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에 신음하고 있다. 정부가 20년간 예산 지출을 동결하는 긴축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대통령이 긴급회의를 소집할 정도다. 이 때문에 리우도 ‘올림픽의 저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창에도 ‘올림픽 저주’?=2018평창올림픽도 이대로면 빚잔치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개막을 불과 1년여 앞두고 터진 최순실 사태 탓에 정상적인 준비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논의 중인 기업 4곳과 후원계약을 마무리하면 기업후원 목표액의 90%를 올해 안에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지만 더 굳게 닫혀버린 기업들의 지갑을 여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의 돈 774억원이 엉뚱하게 투입된 탓에 평창올림픽으로 흘러갈 돈줄이 막혀버린 상황이다. 조직위의 계획상 지출은 2조8,000억원, 수입은 2조4,000억원으로 4,000억원이 부족하다. 강원도가 국회에 요청한 국비 1,200억원도 현 정국에서는 확보가 불확실하다.

◇속속 드러나는 최순실의 검은손=평창올림픽은 최순실 게이트로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최씨는 올림픽 개·폐막식장 건설과 1,500억원짜리 경기장 임시 구조물 수주를 노렸다가 미수에 그쳤고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은 이들의 개입에 협조하지 않았다가 옷을 벗었다. 호랑이로 이미 결정된 대회 마스코트를 대통령이 좋아하는 진돗개로 바꾸려던 시도도 확인됐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조직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과 삼성의 후원금을 따내고 일부를 횡령했다. 장씨의 최종 타깃도 평창올림픽이었을 것이라는 게 체육계 시각이다. 현재까지는 평창올림픽을 노렸던 최씨 측의 계획이 대부분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지만 문체부와 조직위를 향한 일반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평창올림픽 반납 주장까지=‘이대로 올림픽 개최가 가능한가’라는 회의론마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반감도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인터넷에서는 ‘최순실 일가 잘 되게 하려고 올림픽을 유치했나’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반납해야 한다’는 비난 댓글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대택 스포츠문화연구소장(국민대 교수)은 22일 “그동안 평창올림픽 준비과정에 무리수가 많았는데 최순실이라는 퍼즐 한 조각을 끼우고 보면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다”며 “이참에 문체부든 조직위든 조직을 깨끗하게 재정리해야 한다.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이상 경기장 사후 활용에 집중해야 하는데 기존의 방식이 아닌 별도의 합의기구를 구성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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