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에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내각의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에 결국 친러시아 성향의 억만장자 렉스 틸러슨(6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낙점됐다. 틸러슨 대표는 기업인 출신의 초갑부에 공직 경험이 없는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틸러슨이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틸러슨은 다국적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국무부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며 “그가 구축한 세계 지도자들과의 관계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국무장관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밋 롬니 전 대선 후보를 포함해 10명 가까운 후보가 거론됐지만 결국 친러 성향의 석유 메이저 기업인이 미 행정부 넘버3 자리까지 차지하게 됐다.
지난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오른 틸러슨은 미 최대 석유 기업을 경영하면서 외국 정상급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왔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는 20년 가까운 인연을 맺고 있으며 2012년에는 러시아 정부 훈장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틸러슨이 국무장관을 맡게 될 경우 미 외교정책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어 의회에서 그의 인준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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