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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 5kg 콘크리트 바닥에 버려"…人災로 드러난 울산 예비군 훈련부대 폭발사고

폭음통 분해 후 화약관리 엉망

군 "철저히 조사…관계자 엄벌"

정영호 53사단 헌병대장이 14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폭발사고를 일으킨 것과 같은 종류의 폭음통을 공개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울산의 예비군 훈련부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가 군부대의 화약관리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다. 훈련 중 남은 폭음통을 분해해 버리면서 5㎏의 화약을 콘크리트 바닥에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정영호 53사단 헌병대장은 14일 울산시청에서 가진 예비군 훈련부대 폭발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사고 병사들의 옷과 현장 주변에 남은 화약 성분이 폭음통에 쓰이는 화약 성분과 같으며 이것이 폭발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군 조사단에 따르면 이 부대는 예비군의 시가지 전투훈련에 사용하기 위해 올해 1,842개의 폭음통을 받아 이 가운데 200여발을 쓰고 1,600개가량을 남겼다. 남은 폭음통은 이월하거나 소비해야 하는데 대대장의 승인 아래 탄약관인 A 중사가 자체 소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A 중사는 1,600개에 이르는 폭음통을 사용할 수 없어 분해하기로 하고 12월1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소대장 1명과 병사 4명을 시켜 시가지 전투교장에서 이를 분해했다.

폭음통 1개는 길이 5㎝에 지름은 1.5㎝로 안에는 3g의 화약이 들어있다. 초당 400m의 위력이 있으며 23m 밖에서도 103데시벨(㏈)의 소음 크기가 측정된다. 이런 폭음통이 1,600개가량으로 총 5㎏에 이르는 화약을 모두 콘크리트 바닥에 버린 뒤 발로 흩트려 눈에 띄지 않게 처리했다.



이후 사고일인 13일 오전 간부 2명과 병사 28명이 영내 낙엽을 제거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집합한 후 식당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중간그룹이 전투교장을 지나던 중 폭발 사고가 났다. 지나던 병사가 발로 밟았거나 작업 도구가 콘크리트 위 화약을 치면서 스파크가 일어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탄약관 A 중사는 사고 후 처음에는 이를 부인했으나 현재는 인정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폭음통 화약에 대한 위험 인식이 부족했다”며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병사 28명이 병원에 후송됐으며 18명은 가벼운 치료로 부대에 복귀했으나 10명은 병원 치료 중이다. 특히 발목 골절이 심했던 이모(21) 병사는 접합 수술은 잘 끝났으나 발가락 3개를 잃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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