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오는 5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및 한중일·아세안 재무장관회의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체제(CMIM)’의 일환으로 설정한 통화 스와프 확충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창설된 CMIM은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와 같은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는 별도로 총 2,400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기금에서 아시아 국가들끼리 달러화를 융통할 수 있도록 한 역내 금융위기 예방 시스템이다. 다만 2,400억달러 가운데 각국 합의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30%에 해당하는 720억달러로 나머지는 IMF의 금융지원이 이뤄진 후에만 융통할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IMF의 지원 결정에 일정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위기 때 신속하게 달러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각국 합의만으로 융통할 자금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한중일은 자금고갈 우려 때문에 이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전후해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자 최근 열린 실무자 협의에서 각국 합의에 의한 융통 비중을 30%에서 40%로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은 현재 CMIM에 384억달러를 출자해 위기 때 이 금액만큼 빌릴 수 있지만 30%인 약 115억달러만 IMF 협의 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최종 합의가 되면 40%인 154억달러까지 각국 협의만으로 받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아세안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다자간 협력보다는 양국 간의 통화협력을 중시하는 입장이어서 CMIM 통화 스와프 확대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신경립기자, 세종=이태규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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