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 직후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멕시코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멕시코 시중은행인 시티바나멕스에 따르면 페소화 환율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기자회견 직후 전날 종가보다 0.9% 하락해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22.20페소를 기록했다. 페소화는 이후 소폭 반등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22페소 안팎으로 회복했다. IPC 주가지수는 한때 0.73% 하락한 45,550을 기록하기도 했다.
멕시코 시장이 요동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멕시코 공약을 재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다음 주 취임하자마자 먼저 미국의 비용으로 국경장벽을 설치하겠다”면서 “멕시코는 훗날 세금이나 직접 지불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배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멕시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국경장벽 설치 비용을 대지 않을 방침임을 줄곧 고수해왔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신임 외무장관은 전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설치하려는 국경장벽 비용을 멕시코가 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소화 가치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설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또는 탈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35%의 관세 부과 등의 공약을 내건 트럼프의 당선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