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 당선인이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축가를 부를 가수 명단이 공개됐다. 초대가수 섭외 난항 끝에 어렵사리 확정된 명단에는 이른바 ‘A급 스타’가 없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보다 초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이날 컨트리음악 가수인 토비 키스와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 배우 존 보이트가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우승한 재키 에반코도 축가를 부를 예정이다.
취임식 하루 전날인 19일 열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환영 행사’에는 록밴드 3 도어스 다운을 비롯해 피아노 가이스, 리 그린우드, DJ 라비드럼스, 프런트맨 오브 컨트리 등이 공연을 펼친다.
다만 가수들의 인지도 면에서 보면 트럼프 취임식은 전임 대통령들의 취임식과 차이가 난다. 오바마 대통령의 두 차례 취임식에선 비욘세와 U2, 브루스 스프링스틴, 스티비 원더 등 정상급 가수들이 공연을 펼쳤다.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취임식 때도 리키 마틴과 제시카 심슨,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 유명 가수가 축하 공연을 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취임식에는 유명 가수들이 줄줄이 섭외를 거절했다. 엘튼 존은 취임식 공연 가수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마자 곧바로 부정했다. 존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 인물이다.
트럼프의 친구인 스티브 윈 윈리조트 최고경영자(CEO)가 셀린 디옹을 섭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디옹 역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유명 소프라노 샬럿 처치와 DJ 모비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데이비드 포스터, 레베카 퍼거슨, 밴드 키스,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가스 브룩스 등이 취임식 공연을 고사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기부받은 돈은 9,000만달러(약 1,058억원)에 달해 오바마 취임식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이라고 AP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과 2013년 취임식 당시 각각 5,500만달러, 4,300만달러를 기부받았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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