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연루된 ‘이화여대 입시 비리’ 수사도 정점에 이르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김경숙 전 이대 학장이 구속된 데 이어 최경희 전 이대 총장도 특검에 소환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8일 김 전 학장을 업무방해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전 학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대 비리’와 관련해서는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에 이어 세 번째 구속이다.
최 전 총장은 이날 오전9시30분께 특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최 전 총장은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최 전 총장과 김 전 학장은 2015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에게 특혜를 줘 합격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씨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시기가 입학원서 접수기간 이후라 ‘자격 미달’인데도 이를 근거로 체육특기자 전형에 합격했다. 이들은 정씨가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주도록 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정씨의 특혜가 청와대나 정부 고위관료의 지시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대가 현 정부 들어 따낸 각종 정부지원사업과 정씨 특혜와의 연관성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최 전 총장 조사 결과에 따라 ‘윗선’ 수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정씨는 정작 검찰과 특검 수사를 받지 않고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상태다. 특검은 덴마크 현지에 구금된 정씨가 범죄인 인도 청구가 받아들여지거나 자진귀국해 국내로 들어오면 신병을 확보해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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