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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낭만닥터 김사부' 양세종, '한석규-서현진-유연석'이라는 '행운'이 '행복'이 되기까지

“김사부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저항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거라고”

한 편의 드라마가 건넨 이 묵직한 대사는 지칠 대로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오랜 목마름을 해갈하는 듯 한 통쾌함을 선사했다. 바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이야기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그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진짜 의사’와 ‘사람’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작가, 연출, 배우 누구 하나 모자람 없이 작품 안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병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의 아들 도인범 역으로 출연했던 신예 양세종 역시 다르지 않았다.

배우 양세종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그도 그럴 것이, 직접 마주한 양세종은 해사한 얼굴은 물론 말 한 마디 한 마디마다 극중 도인범과는 180도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양세종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역할을 연구하고 파고들었을 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저는 기분 나쁘면 나쁘다고 바로 표현을 해요. 그리고 만약 저에게 단돈 5천원이 있다고 한다면, 그 5천원으로도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마인드에요. 자기 계산에서 어긋나면 신경질 적으로 변하는 도인범과는 완전히 정 반대죠”

종종 아무도 없는 새벽길을 혼자 걷는다는 양세종은 그 순간마다 도인범이라는 인물의 모든 것을 머릿속에 상상하고 형상화했다. 쉴 새 없이 가치관, 심리 등 도인범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연구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인물의 말투나 행동이 툭 하고 터져 나왔다.

“인범이는 후반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스스로 어떻게 행복해야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이었어요”라는 양세종의 말처럼 도인범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한 목적에만 치중되어있던 초반과 달리 점차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며 변모하는 인물로 폭 넓은 감정선을 요했다. 그만큼 소화하기 수월한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강은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이 그에게 천군만마 같은 힘이 되어주었다. 특히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은 단연 마지막 회에 등장한 아버지와의 독대 신이었다.

“그날 아버지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굉장히 공격적이었어요. 그 순간 인범의 대사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저 이제 이렇게 살지 않을 거예요’가 아니라 ‘아버지, 처음으로 제 말 한번만 들어봐 주실래요? 저는 이런 사람인 것 같아요. 저도 몰랐어요’의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나왔죠”

배우 양세종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누구하나 튀려하지 않고 서로를 배려한 촬영 팀을 만난 것 또한 양세종에게는 더없는 행운이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모일 수 있지?’라는 의문이 들만큼 좋은 사람들로 가득 찬 촬영현장은 바쁜 일정으로 인해 잠을 못자는 순간까지도 행복한 기억으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이 있었다.

‘한석규’라는 세 글자가 나오자마자 엄지를 치켜들 만큼, 김사부로 분했던 대선배 한석규는 그에게 크고 높은 산이었다. 그리고 한석규가 건넨 “길게, 멀리 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은 단숨에 양세종의 생각과 마음을 흔들었다.

“선배님께는 백 번 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사실 연기라는 게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선배님을 뵙고 나서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그렇다면 유연석과 서현진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양세종은 촬영하는 동안 끊임없이 유연석에게 구애(?)를 했던 일화를 전했다. 연기력은 물론 촬영 분위기를 좋은 기운으로 채워가는 유연석의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양세종은 “촬영장에서 선배님에게 ‘선배님 오늘도 사랑합니다’, ‘선배님 사랑해요’ 감사한 표현을 매일 했어요”라고 말하며 “연기하는데 많이 편했고, 행복했어요. ‘이따가 또 연석 선배랑 촬영하러 가야지’ 이런 생각이 들만큼 같이 연기하는 순간이 즐거웠죠”라고 유연석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양세종은 서현진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 할 때 눈을 보면 빨려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라고 전한 양세종은 “장면 뿐 아니라 상대방을 함께 돋보일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선배님인 것 같아요”라며 “사실 모든 부분들이 다 조화로웠어요. 진짜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죠”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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