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국민의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정 이사장의 행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민의당은 3일 정 이사장이 4일로 예정된 광화문 국민의당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 이사장은 곧바로 “불참하겠다”고 언론에 통보했다. 정 이사장 측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정 이사장은 4일 고향을 방문한다고 일주일 전부터 공지를 했다”며 “고작 하루 전 참석해달라고 말을 하고 참석하는 것처럼 언론에 흘렸다”고 불쾌해했다.
정치권이 정 이사장의 유력 행보로 국민의당행(行)을 꼽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은 안철수 전 대표라는 진입장벽이 예상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민의당과 정 이사장 측에 따르면 정 이사장이 국민의당 입당 조건으로 내건 ‘완전국민경선’에 대해 안 전 대표 측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입당을 바라는 박지원 대표 등은 완전국민경선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며 강한 러브콜을 보냈지만 안 전 대표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 이사장 측 내부에서는 “박 대표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 안 전 대표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또 국민의당 지도부가 2월 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평의원인 안 전 대표에게 몰아주는 등 당 전체가 안 전 대표 대선 기지화되고 있다는 점도 정 이사장의 국민의당행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정 이사장은 대권 완주를 목표로 탄핵심판 인용 전까지는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로 안 전 대표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정 이사장의 국민의당행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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