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서울 잠실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인천 영종도 내 운서동. 각종 개발 공사들이 한창 진행 중인 이곳에서는 이미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사업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다시 차로 20분여. 영종도 내 신도심으로 불리는 영종하늘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인천 제3연륙교 사업 등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미분양이 쌓여왔던 곳이다. 얼어붙은 날씨 탓인지 거리를 지나는 사람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풍부한 개발 호재와 부진한 부동산 시장. 영종도는 얼핏 모순돼 보이는 양면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영종도 내 주민들은 예정됐던 개발 사업들이 좌초된 경험이 많아 실제 성과를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는다”며 “올해는 준공을 앞둔 개발 사업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종 개발 호재 등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덕분에 그동안 적체됐던 미분양 물량 해소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성급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영종도에는 올해 안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나 복합리조트, 세계적 반도체 기업 공장 등의 준공이 예정돼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반도체 후공정 업체 스태츠칩팩코리아가 12만㎡ 규모의 신규 공장을 증설했다. 이곳에서는 약 3,000명가량의 직원이 상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월에는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의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다. 총 1조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투입된 사업으로 6성급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역시 올해 말 개항 준비를 끝마친다. 상근 인구만 약 1만3,3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시장 분위기도 좋아지는 추세다. 먼저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따르면 영종지구(영종동·운서동·용유동) 인구는 2011년 12월 3만7,235명에서 지난해 12월 6만4,598명으로 약 73.5%나 증가했다. 이 기간 인천 전체의 인구 증가율은 5.2%에 불과하다.
부동산 가격 또한 상승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종도 내 아파트 가격을 이끌고 있는 운서동의 지난달 말 아파트 3.3㎡ 당 평균 가격은 868만원이다. 2년여 전인 지난 2014년 말(3.3㎡ 당 718만원)에 비해 20%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같은 기간 인천의 아파트 3.3㎡ 당 평균 가격이 786만원에서 879만원으로 11.8%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발이 완료되는 데 따른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성급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영종도 내 하늘도시는 각종 호재로 지난해 말 한 리서치업체의 설문 결과 수도권 유망 투자처 1위로 꼽힐 만큼 시장 기대가 큰 곳”이라면서도 “아직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는데다 전국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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