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표가 된다’는 복지공약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선주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국민 2,800만명에게 13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매년 증대하는 예산 자연 증가분 17조원가량과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28조원을 확보하고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를 현행 22%에서 30%로 8%포인트 인상해 40조원가량이 소요되는 기본소득제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 기본소득 중 일부를 지역 화폐로 지급한다면 지역 경제, 나아가 내수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강력한 조세저항으로 여소야대 상황임에도 법인세를 1%도 올리지 않았던 20대 국회를 감안한다면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이 시장의 재원 준비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민투표 결과 부결됐던 스위스의 경우처럼 기본소득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 시장의 기본소득제와 일맥상통하는 보편적 복지의 방안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셋째 자녀부터 출생에서 대학 졸업까지 일체의 보육과 교육, 의료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고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혼부부에게 일정 기간 동안 반값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이 같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상위 10대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 세출 구조조정, 국민연금기금 활용을 통한 ‘실탄’ 확보를 강조했다. 하지만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득 수준과 관계없는 기초연금을 확대할 경우 정부 부담이 늘어날 뿐더러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국민연금기금을 신혼부부라는 특정 계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 사용 방안에 대해 “이미 국민연금기금은 국고채에 투자하고 있고 2%의 수익률만 얻고 있다”며 “국민연금기금이 임대주택이나 어린이집 건설을 위한 ‘국민안심채권(가칭)’에 투자하면 4%의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중도·보수층에 어필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분배정책도 이 시장이나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혀 이 시장과 설전을 벌였던 안 지사는 ‘절대약자 우선복지’ 구상을 밝히며 선별적 복지로 선회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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