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장학재단들이 기금 운용을 보다 공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안양옥(61·사진) 초대 전국장학재단협의회 회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장학재단들은 기금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고 학생들의 경제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 규제에 따라 은행 예·적금 중심으로만 기금을 운용해서는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민간 장학재단은 총 2,500여개로 자산 규모가 21조원에 이르는 만큼 연간 수익률을 1%만 높여도 2,100억원의 재원을 새로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장학재단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 3항1호’에 따라 재산을 용도 변경하려면 각 지역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청은 ‘공익법인 운영 인허가 기준’ 조례를 정해 기금 운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은행 예·적금 외에 채권은 안정성이 담보된 것만 투자할 수 있고 주식은 아예 담을 수 없다.
안 회장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장학재단을 돈을 빼돌리는 창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에 자금 운용 요건이 까다로웠지만 이제는 투명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기관인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안 회장은 전국장학재단협의회 설립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12월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협의회에 참여한 민간 장학재단은 195곳(자산 1조2,000억원)이다. 협의회는 지난달 첫 이사회를 열어 △장학재단들의 의견수렴 통한 입법활동 지원 △민간 장학사업 연구 및 통계 △장학 담당자 교육 △학자금 중복지원 방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 회장은 “중소 장학재단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법령 개정 등을 위한 입법 활동에 주력하겠다”며 “한국장학재단이 쌓아온 노하우를 민간 장학재단에 전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컨설팅 활동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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