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 내에서는 미국 탈퇴로 색이 바랜 TPP 대신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속도를 붙여 글로벌 통상 외교무대에서 중국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12일 환구망 등에 따르면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TPP에 중국이 가입해 경제외교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CCG 비서장 먀오뤼 박사는 “TPP 가입은 중국 경제외교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 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후이야오 CCG 주임도 “다른 TPP 가입국들도 적극적으로 중국의 가입을 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주동적으로 TPP에 가입하면 미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고 경제외교력을 통해 국제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일부 학자들 사이에선 최근 TPP 가입을 통해 중국이 동북아와 동남아 국가와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고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언론들은 TPP가 사실상 백지화되는 있는 분위기는 오히려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 박차를 가하는 좋은 기회라며 RCEP 강화 노력에 방점을 맞추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조연설에서 중국 주도로 21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와 RCEP를 자유무역 질서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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