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택하지 않은 점은 안 지사의 슬로건인 ‘시대교체’와 맞물려 신선함을 더한다. 안 지사를 돕는 한 의원은 경선 승리 전략을 묻자 “상대 후보를 스크래치 내면서 메시지를 던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안 지사는 같은 ‘친노’ 태생이자 오랜 기간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고수 중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특히 말을 아껴왔다. 전략적으로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던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한때 ‘반문연대’와 유사한 제안을 했던 이재명 성남시장과 대조적이다.
안 지사는 앞서 “저도 사람이라 지지율이 안 오르고 할 때는 타 후보에 대해 경쟁심도 나오고 한다”며 “그 마음을 몇 달간 억누르려 고생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등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전략을 물으면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 안희정이라고만 답하겠다”면서 “제 대선 도전 비전에 대한 국민의 설득과 부름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도 이에 화답해 공격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자꾸 안희정 지사와 저 사이에 뭔가 있는 것처럼 하지 말라”며 “저는 안 지사와 함께 가는 동지이고 안 지사와 경쟁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대선후보 개인이 아닌 일자리 공약 등 정책적인 부문에 있어서는 “생각이 100% 같을 수 없다”며 쓴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캠프를 꾸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안 지사는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과거 선거대책본부처럼 덩치 키우는 식의 선거 조직을 만들지 않겠다”면서 “‘스펙 좋은’ 누구를 영입해 세를 과시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캠프에는 800여명의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측 의원은 “국회의원이 선대본부장이니 하는 타이틀을 받는 건 그들 스스로 후보 밑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안 지사를 지지한다는 의원들에게도 캠프에 가담하듯이 하지 말고 안 지사의 어떤 점이 맘에 드는지 자기정치로서 이야기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박영선 의원과 이종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지사의 대연정론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같은 의원은 “누군가의 캠프에 가담하면 그건 계보가 되고 해당 후보가 뭔가 이뤄냈을 때 패권화된다”며 “우리는 패권정치가 결국은 적폐를 낳는 악습을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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