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 엔젤레스에서 열린 59회 그래미 시상식은 시작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과 우회적인 비판, 패러디 등이 넘쳐났다.
우선 사회자로 나선 영국 출신 코미디언인 제임스 코든은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라면 다음에 어떤 일이 닥쳐올지 모른다”라며 “지금이 최선이니 최대한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올해의 아티스트 시상자 제니퍼 로페즈는 “역사의 이 특별한 순간에,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하는 한편 미국 시인 토니 모리슨을 인용해 “지금이 예술가들이 일하러 나가야 할 바로 그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 트럼프 메시지는 케이티 페리와 힙합 아티스트 버스타 라임즈,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무대에서 정점을 이뤘다.
케이티 페리는 클린턴을 연상하게 하는 흰색 바지를 입고는 팔에는 ‘지속하다’라는 문구가 쓰어진 암밴드를 찼다. 이는 민주당의 대표적 진보주의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최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인준 과정에서 목청 높여 외쳤다가 원내 발언 금지라는 제재를 당하게 된 문구다. 버스타 라임즈와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는 트럼프를 ‘프레지던트 에이전트 오렌지’로 패러디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색과 머리 색깔 등을 오렌지 색으로 희화화한 것.
의상을 통한 우회적인 메시지도 시선을 끌었다. 밴드 하일리 서스펙트의 멤버는 등에 ‘탄핵’라고 쓰인 재킷을 입고 등장했으며,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상을 받은 챈스 더 래퍼는 뒤에 ‘오바마’, 앞에는 ‘생큐’라고 쓴 검은 후드티셔츠를 입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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