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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영화 전성시대

권력형 비리 드러나자 형사서 검사로 관심 이동

'부당거래' 시작으로 '검사외전', '더 킹' 줄줄이 흥행

'막강한 힘' 정의롭게 쓰는 영웅으로 등장하기도

투캅스




공공의 적


요즘 한국 영화계는 검사영화 전성시대다.

검사를 전면으로 내세운 ‘부당거래(2010)’, ‘범죄와의 전쟁(2012)’에 이어 최근에는 ’내부자들(2015)’, ‘검사외전(2016)’을 비롯해 조인성·정우성 주연의 ‘더 킹(2017)’까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검사라는 특정 직업군이 수많은 영화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이유가 뭘까?

부당거래


◇형사에서 검사로=‘투캅스(1993)’, ‘공공의 적(2002)’ 등 예전 영화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공권력의 대부분은 형사였다. 밖에서는 악당 짓을 하고 안으로 부패한 경찰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된 것. 그러나 최근에는 현실 속 권력형 비리와 대형 스캔들을 통해 권력의 최상단인 검사들로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옮겨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재형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대형 비리들이 개인의 사사로운 정에 얽혀서 벌어진 사건도, 일개 형사가 개입해서 조작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는 것이 최근 언론을 통해 상당히 드러났다”며 “부조리한 시스템과 이를 움직이는 권력자들이 만들어

더 킹




더 킹


낸 스캔들을 확인한 대중들 사이에 검사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과거 권위주의적 정권과 달리 최근 검사 비리가 드러나면서 대중들도 검사들의 실체에 대해 알게됐다”며 “창작자도 (검사 비리)사실에 근거한 작품을 만들고, 관객도 이에 대해 공감을 보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명에 가깝던 배우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아수라’ 등에서 악질 검사로 등장해 ‘검사 전문배우’이자 스타로 떠올랐다.

검사외전


◇검사의 두 얼굴=영화 속에 악역 검사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의를 추구하는 검사와 권력만을 좇는 검사, 즉 양면성을 가진 검사들이 등장하는 것. 검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지만 요즘 특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쏠리듯 ‘검사외전’의 경우는 ‘판타지’에 가까운 검사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검사(황정민)가 오히려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물론 검사에게 누명을 씌운 주체는 더 ‘힘 센’ 검사다. ‘더 킹’의 경우 박태수(조인성)는 초임 검사 시절에는 약자의 편에 서지만 권력의 맛을 알아가면서 정의를 져버린 타락한 권력자의 전형이 된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검사에게 지지를 보내는 일을 흔하지 않은데 ‘검사외전’에 관객들이 지지를 보낸 것은 검사의 막강한 힘을 정의롭게 써줬으면 하는 희망이 담긴 것”이라며 “특히 검사라는 악의 대척점에서 변호사는 선으로 그려졌지만, 대형 로펌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최근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검사보다 더 ‘나쁜 권력’으로 변호사가 등장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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