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는 17일 인도네시아 온라인 매체인 쿰파란을 인용해 이 용의자의 여권·거주지상 신분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16일 이 여성을 체포했을 때 여권상의 이름은 ‘시티 아이샤’(Siti Aisyah)로 생년월일은 1992년 2월 11일(25세)이었다. 하지만 쿰파란이 이 여성이 살던 자카르타 서부의 앙케 마을에 등록된 신원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름은 ‘시티 아이사’(Siti Aisah), 생년월일 1989년 11월 1일이었다.
여권에는 긴 머리를 뒤로 묶어 늘어뜨린 사진과 함께 직업이 사업가로 표기된 반면 거주지 신분상으로는 풀어헤친 머리의 사진에 주부로 각각 등록돼 있었다.
아이샤의 시어머니였던 리안 키옹은 “아이샤가 2012년 남편과 이혼하고 가족들과 연락이 없었다”며 “1년에 한 번 정도 일곱살짜리 아들을 만나러 왔고, 지난 1월 28일에 마지막으로 아들을 봤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자국 국적의 용의자가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 사기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스타에 따르면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현지 기자들에게 “(아이샤가) 왜 공항하고도 가까운, 같은 도시에 있는 호텔에 묵었겠느냐”며 “속아서 이 상황에 휘말린 피해자라는 의미밖에 안 된다”며 말했다. 더스타는 인도네시아 외교부 국민보호팀이 말레이시아로 파견됐다고 전했다.
아이샤는 지난 16일 오전 2시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암팡에 있는 호텔에서 체포됐다. 아이샤보다 먼저 잡힌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은 여행을 가던 중 동행한 남성 4명이 공항 승객을 상대로 장난칠 것을 제안해 이를 따랐을 뿐이며 그 대상이 김정남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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