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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시민들 "태극기는 우리 모두의 것"

촛불집회에 노란리본 묶은 태극기 첫 등장

"박 대통령 탄핵반대 시위대의 전유물 아냐"

'태극기 집회'선 발언수위 높아져 과격양상

"증거없는 탄핵은 형제 살해한 북한과 닮은꼴"

촛불집회에 노란 리본이 묶인 태극기가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진영이 태극기를 내세우며 ‘태극기 집회’를 열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에서다. 태극기를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태극기는 누구의 것도 아닌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16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노란 리본이 묶인 태극기를 들고 잔디밭에 앉아있다. /박우인기자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6차 촛불집회에 올 들어 가장 많은 84만5,0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이전과 달리 시민들의 손에 노란 리본이 묶인 태극기가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태극기로 만든 의료용 밴드를 나눠주던 김성진(44)씨는 “태극기는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의 것인데 국정농단을 일삼은 범법자를 비호하는 세력이 태극기의 의미를 더럽히고 있다”며 “태극기 밴드를 나눠주며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비로 제작한 50만개의 태극기 밴드를 앞으로 집회 때마다 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날 태극기를 들고 촛불집회에 참여한 박용석(45)씨는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여기고 있다”며 “태극기의 주인은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들고 나왔다”고 전했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16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의료용 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박우인 기자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후 처음으로 열린 때문인지 이날 촛불집회에는 이 부회장의 구속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들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또 시민들은 ‘박근혜·황교안 퇴진’ 등이 적힌 빨간 색종이를 스마트폰 플래시로 비추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집회를 마친 오후 7시30분부터 각각 청와대 앞·헌법재판소 앞·종로 SK, 삼성 타워 등으로 행진도 했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는 이 부회장의 구속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발언수위가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측은 이날 250만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18일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3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을 선포하고 ‘국민저항본부’를 발족하기로 했다”며 “고영태 세력의 국가 반란이자 남창(男娼) 게이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인 선거를 거치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정권을 찬탈하려는 야권에 맞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음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발언대에 오른 김평우 전 대한변협회장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대통령을 탄핵하려 하는 건 형제를 살해한 북한 정권과 닮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대통령 목 자르고 그것도 부족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도 잡아넣는 민중혁명을 막는 건 오직 태극기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김성종(77)씨는 “이번 국정농단의 몸통인 고영태에게 놀아나는 사람들은 태극기를 들 자격이 없다”며 “박 대통령 탄핵을 기각하고 특검을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우인·김정욱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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