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3일 “대만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서 가장 피해를 당할 나라 중 하나”라며 중국 수출품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책의 불똥이 수출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대만으로 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경제는 수출이 전체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수출강국이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은 중국산 제조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들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PC 메인보드와 노트북컴퓨터의 90% 이상이 대만에서 생산되며 이중 중국과 미국 등이 제조를 의뢰한 제품도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대만서 부품을 들여와 중국에서 조립한 2차 생산품 수출에도 비상이 걸린다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정부가 수입을 10%가량 줄일 경우 대만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4% 이상이 증발되면서 대만 경제가 중국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셸리 리거 데이비슨대 정치학 교수는 “대만 제품에는 대만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 등도 연관돼 있다”며 “미국의 무역장벽이 이러한 구조를 불균형에 빠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만은 대중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 각국에 무역사무소를 새로 개설하는 등 수출국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산지 대만 국립중앙대 교수는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머지않아 수출국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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