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월가 자산운용사들의 과도한 수수료 착취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주 서한에서 “투자자들이 월가 자산관리인들의 비싼 조언을 들으려 지난 10년간 1,000억달러(113조원)를 지불했다”며 그런데도 자산관리사들이 시장 수익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월가에서 수십조달러를 굴려도 큰 이익을 보는 쪽은 고액 수수료를 챙기는 자산관리사들이지 고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핏은 전문가의 조언이 없어도 투자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를 추천했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종합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지향하며 수수료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인덱스펀드와 헤지펀드 중 10년 후 어떤 상품의 수익률이 더 높을지 내기를 했는데 인덱스펀드가 훨씬 많은 수익을 냈다”며 “소액이든 거액이든 투자자들은 인덱스펀드를 가까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핏은 2007년 당시의 100만달러(11억원)짜리 내기에서 자신이 투자한 뱅가드500인덱스펀드는 85.4%의 누계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상대인 프로티지파트너스가 베팅한 5개 헤지펀드 수익률은 2.9~62.8%에 그쳤다고 언급했다.
한편 버핏은 그동안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온 것과 달리 이번 서한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삼갔다. 다만 그는 “독창성과 시장 시스템, 유능한 이민자, 법치주의가 미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이어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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