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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촛불 들고 20대는 태극기 흔들었다

노인 일색 태극기집회에 2030·촛불집회엔 노인들 대거 눈에 띄어

17차 촛불집회 올 최대 규모

"악마의 재판관 " "민주주의 길"

탄핵심판 임박 속 과열 양상

양측 3·1절에도 대규모 집회 예고

지난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탄핵심판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가 각각 열린 가운데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양측 충돌을 막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촛불 치켜든 60대 노인과 태극기 흔드는 20대 청년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동시에 열린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서 촛불과 태극기는 더 이상 젊은이와 어르신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그동안 60·70대 노인 일색이던 태극기집회에는 20대 참석자가 눈에 띄게 늘었고 20·30대가 주류였던 촛불집회에는 60대 노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지난 25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7차 주말 촛불집회를,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4차 태극기집회를 각각 열었다. 이번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린 퇴진행동과 탄기국은 각각 100만명과 300만명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야구 점퍼를 입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촛불을 들고 선 조모(62)씨는 “보수세력은 변화를 두려워한다”며 “두렵겠지만 진실을 마주해야만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구들과 함께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박모(23)씨는 “고영태의 녹취록을 보면 모든 게 조작된 걸 알 수 있다”며 “진실을 안다면 다른 젊은이들도 태극기 집회에 왔을 텐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를 앞두고 열린 이번 주말 집회에서는 불법 행위와 과격한 발언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태극기집회에서는 특검과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과격 발언들이 쏟아졌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는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지고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쓰레기 같은 검찰”이라며 특검을 비난했다.

노동계·농민·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민중총궐기와 함께 진행된 촛불집회에서도 “청와대로 쳐들어가자” 등의 발언들이 17주 만에 다시 등장했다.

집회 열기가 과열되면서 참석자들의 돌발행동도 이어졌다.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이모(68)씨는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를 휴대하고 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태극기집회 현장 인근에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던 양모(68)씨가 집단으로 구타당하기도 했다.

양측은 3·1절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극단·과격 행동과 양측 충돌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박진용·신다은·박우현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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