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열리는 10일 오전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상인들은 집회에 따른 실속 보다는 국가적 혼란이 이날 선고를 통해 마무리되길 한마음으로 바랬다.
지난해부터 140일째 이어져 온 광화문 집회로 상점의 성격에 따라 특수를 누린 곳도 있고, 오히려 더 손해를 본 상점들도 있지만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가 안정을 되찾길 한마음으로 원하고 있었다.
종로구청 앞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숍을 운영하는 형종환씨는 “요즘 토요일에는 날씨도 춥고 해서 집회 참석자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다 보니 매출이 평소의 2배 가량 된다”면서도 “집회가 계속되는 게 돈 버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 보다 국가가 더 중요하니 헌재 심판을 계기로 집회도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설렁탕 가게를 운영하는 민순자씨 역시 “집회가 있는 날 매출은 평소 보다 2배 넘어 도움이 되지만 탄핵이든 인용이든 결과에 승복해서 더 이상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집회로 단골들이 주말에 찾지 못해 타격을 보고 있는 상점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헌재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종로 인근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하는 한 60대 여성은 “젊은이들이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그 사람들 도와주지 않고 이렇게 집회만 하면 경제가 다 죽는다”며 “촛불이든 태극기든 헌재 결정을 계기로 모두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상가에서 헤어샵을 운영하는 김정민씨는 “월 임대료가 500만원이 넘는데 집회 때문에 교통이 막히다 보니 주말에는 고객이 거의 없어 너무 힘들다”며 “하루 하루를 살아 나가기 힘든 서민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탄핵심판에 별 관심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이번주 토요일에 또 집회가 벌어질테니까 빨리 선거를 해서 정권을 바꿔 이 상황을 안정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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