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e메일로 보낸 고별사에서 “최근 몇 개월,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일자리·사회통합·교육·문화 등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 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함께 풀어갈 것”이라며 “그러한 작업들은 명망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재 단과 포럼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중지를 모아 나온 해법들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의 이 같은 행보와 언급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거나 다른 대선후보를 지원하는 킹메이커 역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 회장의 출마설은 지난달에도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전북 부안에서 열린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에 강연자로 나선 홍 회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홍 회장이 정치적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중앙일보·JTBC의 2017년 대형기획인 ‘리셋코리아’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리셋코리아가 국가개혁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는데다 이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면면이 대선캠프에 비견되기 때문이다.
홍 회장이 정치판에 뛰어들 경우 보수와 진보의 지지를 아우르는 인물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이자 보수지로 분류되는 중앙일보의 사주로서는 보수 진영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JTBC가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은 진보 진영의 여론이 홍 회장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홍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세계은행(IBRD) 경제개발연구소 경제조사역, 재무부 장관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보좌관, 삼성코닝 부사장 등을 거쳐 1994년 중앙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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