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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다가오는 장미 대선, 이런 사람에게 한 표

서점가 대선 관련 책 출간 잇달아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안티고네 펴냄

지지 법안 등 기존 행보 살피고

유능한 측근 둘 줄 아는 사람을

<대통령의 철학> ■강수돌 지음, 이상북스 펴냄

재벌-국가 복합체, 헬조선 초래

따뜻하고 정의로운 사람 찾아야

<지도자의 자격> ■최성환 지음, 앤길 펴냄

토론·연설 등 정치적 언행 검증

무의식 속 인성·품격 진단 필요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안티고네 펴냄


바야흐로 ‘장미대선’의 서막이 올랐다. 한동안 주요 대권 후보들을 주인공으로 한 대담집, 회고록, 자서전, 평전 등이 쏟아져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어떤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가를 화두로 던지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고 ‘때 되어’ 도래한 대선이 아니라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으로 앞당겨 촉박하게 진행되는 선거인지라 정치상황은 혼란스럽고 이를 마주한 국민들도 어지럽다. 때맞춰 나온 책들은 주권자 국민의 선택이 장차 나라의 운명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선택의 잣대를 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민주공화국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을 부제로 적은 신간 번역서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How to Choose a Leader)?’는 간과하기 쉬운 그러나 원론적인 지도자의 조건을 되짚으며 유권자를 환기시킨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논고’에서 “신중함과 침착성에 대해 나는 인민이 군주보다 더 신중하고 더 침착하며 더 우월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겠다”고 했고, “신중함이란 문제점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고 그 가운데 가장 덜 나쁜 쪽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점을 ‘군주론’에서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정치학자이자 정책가인 저자 모리치오 비롤리 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 명예교수는 마키아벨리의 글과 말에서 20개의 조언을 추출했고 거기에 자신의 논평을 덧붙였다. 즉 의식있는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없는 후보들을 뽑을테니 반드시 투표해야 하며 “훌륭한 후보가 없다면 덜 나쁜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후보를 고르는 방법으로는 “눈이 아니라,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정치인들은 감정을 속이고 자신의 행동을 치장하는 데 능숙한 위장술의 대가이니 그 교언영색에 속지 말고, 과거 입법과정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법안을 지지했으며 동료가 연루된 정치적 스캔들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 “그들이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평가”하라는 얘기다. 주변 인물을 살펴보는 것도 정치인의 자질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유능하고 충성스러우면 통치자는 분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측근에 있는 신하들의 능력을 식별할 줄 알고, 그들의 충성심을 유지시킬 줄 아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측근의 신하들을 선택하는 첫번째 일부터 실수를 범한 것이기 때문에 군주는 형편없는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군주론’ 중에서)

15세기에 태어난 마키아벨리는 정작 민주공화국을 경험한 바 없으나 1512~1516년 피렌체 공화국이 무너지고 메디치 가문이 지배하는 정치 상황을 목격하면서 시민들이 정치적 삶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공화국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통감했다. 마키아벨리는 오래된 군사지휘부가 로마에 끼친 부정적 영향으로 지휘에 대한 경험과 명성이 소수에게 국한됐다는 점, 소수의 우두머리가 파벌과 추종자를 형성한 점 등을 지적했다. “권좌에 너무 오래 머무른 사람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철학 강수돌 지음, 이상북스 펴냄




‘대통령의 철학’을 쓴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헬조선’을 초래한 ‘재벌-국가 복합체’를 지적하며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따뜻하고 정의로운 대통령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땅·돈·사람에 대한 철학부터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평화통일, 정치·언론·재벌·조세 개혁 등 촘촘히 따져봐야 할 사안들을 챙겼다.

■지도자의 자격 최성환 지음, 앤길 펴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성환 박사가 쓴 ‘지도자의 자격’은 토론이나 연설 등 정치활동의 언행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인격과 품성을 진단하는 ‘정신검증’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 방법을 세세하게 적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마지막 장에 “나머지는, 당신이 스스로 해야 한다”고 썼다.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지는 이제 우리 몫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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