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구역 내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성수동 재개발 구역은 강변북로를 따라 형성돼 강남 및 도심 등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좋고 한강변과 마주하고 있는 등 주거환경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이다.
10일 성동구청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성수동 일대는 지난 2009년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정책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에 부딪히는 것과 달리 이 지역은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구역이다.
이런 성수전략정비구역(사업면적 약 53만㎡) 중 약 36%(19만4,398㎡)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수 1지구’는 6일 성동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냈다. 구청이 한 달 이내에 조합설립인가 여부를 확정하게 되면 조합은 사업승인인가를 받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조합설립을 마쳐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4지구(8만9,828㎡) 역시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추진위 상태인 2·3지구도 조합설립을 위해 주민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지구의 경우 설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같이 성수동의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일대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성수동 S공인중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3.3㎡(대지지분 기준)당 2,000만~2,300만원이었던 1지구의 다세대주택은 최근 많게는 3,000만원까지 부른다”면서 “규모가 작은 매물 위주로 빠르게 소진돼 현재 대형 평수 위주로만 매물이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4지구의 경우 3.3㎡당 2,300만~2,600만원, 2·3지구는 2,000만~2,300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역시 1년 전보다 3.3㎡당 5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C 공인중개 관계자는 “1·4지구는 사업속도가 빠른 만큼 현재 투자 비용 부담도 크다”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의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2~3구역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같이 재개발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서 인근 아파트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1지구 옆 ‘서울숲 트리마제(총 688가구)’가 대표적인 경우다. 오는 5월 입주가 시작인 아파트의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억대를 넘어섰다. D공인중개의 관계자는 “트리마제 웃돈은 1억원대에서 시작해 최근 2억원을 넘어선 상태”라면서 “한강과 서울숲이 바로 보이는 최고 물건의 경우 2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많이 올라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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