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업체 소속 조합원 2명이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경찰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이모(47)씨 등 2명은 11일 오전 5시께 울산 북구 성내삼거리에 있는 염포산터널 연결 고가도로 아래 교각 20m 높이에 있는 철재 구조물에 올라 농성에 들어갔다.
이씨 등은 지난 9일 자로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인 동양산업개발 소속 근로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조선산업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과 함께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농성장인 교각에 ‘대량해고 중단! 하청고용 보장!’이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이씨 등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를 통해 “정규직들은 희망퇴직으로 포장된 위로금도 받고 일부 보상도 받는다”면서도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은 그 어떠한 보상과 위로도 없이 그냥 쫓겨난다”고 호소했다.
이씨 등이 고공농성에 들어가자 이날 오전 8시부터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농성장 아래로 속속 집결하고 있으며 방송차량 등도 동원돼 선전전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건조1부 소속 협력사인 동양산업개발은 3억5,000만원 가량의 4대 보험료를 체납하고 대표 개인 건강상의 이유로 9일 폐업했다. 동양산업개발 소속 70여명의 직원 중 60여명은 사내외 동종사로 재취업했으나 일부는 원청사에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청인 현대미포조선은 “해당 업체 대표와 소속 직원 간의 문제로, 하도급법상 ‘부당한 경영간섭 금지’에 해당 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원청사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내 협력사의 폐업으로 인한 소속 직원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나, 조선업황이 극도로 악화돼 원청사에서도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인원 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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