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도시바가 사회인프라 등 핵심 사업들을 모두 분사시키고 지주회사의 전환을 추진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대수술에 돌입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도시바가 수처리 등 사회 인프라·에너지·전자장치·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등 4개 핵심 사업을 분사할 방침을 굳히고 조만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와 함께 지주회사로의 전환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사회를 통과한 분사안은 오는 6월 말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보도에 따르면 분사 후 자회사로 이동하는 인력은 도시바 전체 직원 수의 약 80%에 해당하는 2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본사에는 관리 부서와 연구소 등 최소인력만 남을 전망이다.
도시바가 반도체에 이어 핵심 사업분야들의 분사를 추진하는 데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후 경영의 기동력을 높이는 동시에 건설사업 면허를 유지하려는 셈법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오는 12월 만료되는 건설사업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 관련법에 명시된 재정건전성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미 원전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지금 상태로는 면허 갱신이 어려운 상황이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앞서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은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브로드컴 진영에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이 합류하는 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나 대만 등 경쟁국 입찰자를 따돌리기 위한 미·일 연합체 구상이 구체화하면 브로드컴이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동시에 인수전 과열에 따른 ‘승자의 저주’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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