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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이렇게 힘세면 얼마나 좋을까…시청자 대리만족 시켜드렸죠"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로코퀸 등극

사람들이 많이 못알아봐서

아침 첫차 타기 좋았는데…

이젠 못하게 돼 걱정이에요









“‘로코퀸’, ‘시청률 퀸’이요? 제가요? 어휴, 그런 말씀 너무 부담스러워서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요.”

JTBC 드라마 상 최고 시청률인 9.6%를 기록하며 종영한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도봉순 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27·사진)은 요즘 인기를 실감하겠냐는 물음에 손사래부터 쳤다.

박보영은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겸손하게도 드라마 성공의 공을 모두 대본 덕으로 돌렸다. “대본이 다 완성된 것도 아니고 초안 정도만 봤을 때 출연 결정을 했어요.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인 저는 대본을 읽으면서 정말 이렇게 힘이 세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 괴력으로 봉순이 여러 가지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데 그런 부분이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서, 대리 만족을 시켜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사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대본은 어색한 구성 설정 탓에 반신반의 상태였다. 모계로부터 물려받은 ‘괴력’을 보유한 힘 센 여자 주인공에 B급 코미디 정서, 여성 타이틀 롤 등은 기존 드라마 흥행 공식에는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작은 체구에 귀여운 이미지의 박보영이 그와는 정 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도봉순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극 중 상대 역인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과의 호흡도 화제가 됐다. 극 중 주연 남녀 배우의 ‘케미’가 좋으면 시청자들로부터 질투를 받기 마련이지만 박보영과 박형식을 두고는 둘이 실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룰 정도였다. 박보영은 이에 대해 “박형식은 어떤 여배우와 연기를 한다고 해도 ‘달달’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배우”라며 “그의 눈에는 소위 말해 ‘꿀 떨어지는’ 눈빛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2005년 단편 영화 ‘이퀄’로 데뷔한 박보영은 올해로 연기 경력 12년 차다. 820만 여명을 동원한 영화 ‘과속스캔들’(20008)로 커다란 사랑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영화 ’늑대소년’, ‘돌연변이’, ‘미확인 동영상’,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러나 ‘힘쎈여자 도봉순’ 이전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오 나의 귀신님’ 때도 이런 반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교보문고 가서 제가 좋아하는 영화 DVD를 사고, 다이어리 등 문구류를 사고, 책 보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제 못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 돼요.”

드라마의 인기 탓에(?) 그는 걱정이 더 늘었다. “아침 첫차 타는 걸 좋아해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느껴지거든요. 비 오는 날 버스 타고 창밖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제 못하면 어쩌나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사랑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어쩌지, 곧 서른이고, 서른에는 아직 어리니까라는 핑계가 안 통할 것 같아요. 저 어떡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피데스스파티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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