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 전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각 캠프가 일제히 레이스 후반 전략 점검에 나섰다. 1위를 굳히려는 쪽도, 반전을 꿈꾸는 쪽도 다음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전략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모습이다. 반면 지지율 하락에 고심이 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각각 ‘공동정부 구상’ 발표와 ‘보수 후보 단일화’를 승부수로 띄웠다.
문 후보는 28일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TV토론회를 준비했다. 보폭을 좁히는 대신 표심에 큰 영향을 주는 토론회에 집중한다는 작전에서다. 대신 당 소속 의원들이 문 후보가 줄인 보폭을 채웠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과 예산에서 집중 유세를 한 뒤 경북 영천에서 열린 경북도민체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또한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문 후보 지원에 힘을 쏟았다. 캠프에서는 문 후보의 정책공약집을 발표하며 ‘준비된 대통령’ 프레임 걸기에 돌입했다.
문 후보는 29일 호남 유세를 통해 안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계획이다. 문 후보는 지역 의원들과 함께 광주, 전남 목표, 전북 익산 등을 돌며 제1당 후보로서 ‘국정운영 안정성’을 유권자들에게 강조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문 후보는 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비전 제시, 비(非)영남 출신 총리 내정자 발표 등을 통해 ‘통합’을 강조할 계획이다. 통합 카드를 통해 ‘반문재인’ 세력 확장을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TV토론회 준비에 집중하면서도 주된 지지 기반인 중도·보수층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공동정부 구상을 선보였다. 아울러 문 후보 아들의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펴기도 했다. 안 후보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해 민주당 내 비문(비문재인) 계열을 흔들고 더 나아가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추가로 이끌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안 후보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개헌 카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지금까지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및 개헌론자인 김 전 대표 영입을 명분 삼아 입장을 바꿀 수 있다. ‘3년 대통령 및 개헌’ 추진을 매개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에게 단일화 등 일정한 형태의 선거 연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후 단일화 상대를 차차기 주자로 대우하고 내각 지분 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다면 연대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반면 홍 후보는 보수층 결집을 최대한 이끌어내 이번주 말 안 후보와 ‘골든크로스’를 실현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바른정당 소속 이은재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지지율 우위를 바탕으로 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기도 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동성애 이슈에서 과격한 표현으로 보수층을 자극했던 홍 후보는 이날 한국교회연합회관과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방문하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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