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
질병관리본부가 위치한 충북 오송 KTX역을 방문하면 이 같은 내용의 묘한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뒤집히고 순서가 바뀐 글자들의 조합들로 이뤄진 문장 아래에는 ‘국민 절반이 모르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자기 성찰적 내용의 문구도 더해졌다.
질병관리본부가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이 캠페인은 국민의 절반 밖에 모르는 본부의 역할을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들과 더욱 소통하겠다는 본부의 의지를 담아 기획됐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월 기관 인지도 조사를 실시했지만 ‘질병관리본부를 알고 있다’는 국민이 전체의 44.2%에 불과하고 ‘질병관리본부를 믿는다’는 의견도 전체의 25.6%에 그쳤다. 본부 측은 “뒤집힌 글자는 국민들 생각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50점 짜리’ 인지도와 신뢰도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글자로 올바로 설 수 있는 날까지 본부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국민과 소통해 대한민국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 같은 ‘자기 반성’을 우선 진행한 후 앞으로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정보나 질병예방법 등 본부의 본래 역할에 맞는 홍보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본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민들의 감염병 불안 해소와 신속 신고·상담을 도모하기 위해 ‘1339 콜센터’를 운영 중이며 올해 1월 말부터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실시간 문자 상담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정기석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낮은 인지와 불신은 단순히 기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보건위기 대응에서 차질을 빚고 사회·경제적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인지도와 신뢰를 높여 공중보건 위기 대응 역량을 향상시켜가겠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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