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안무가 안은미의 눈이 할머니에서, 시각장애인으로, 이번에는 저신장장애인으로 향했다. ‘대심(大心)땐쓰’는 그간 안은미가 집중해온 낯선 몸에 대한 성찰의 연장이며 지난해 시각장애인과 한 ‘안심(安心)땐쓰’에 이어, 내년에 예고된 ‘방심땐쓰(성소수자)’로 연결되는 ‘소수자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12~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저신장장애인 연극배우인 김범진(26) 씨와 김유남(24) 씨가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안은미는 7년 전 선보였던 작품 ‘심포카 바리 : 저승편’에서 신장 110㎝의 트로트 가수 나용희 씨와 만난 후 작은 몸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5~6명 정도의 저신장장애인이 출연하는 작품을 구상했으나 자발적으로 찾아온 이는 두 사람 뿐이었다. 특히 범진 씨는 안은미의 작품을 수차례 보러 온 관객으로 안은미는 그를 눈여겨 보고 있다가 이번 무대를 함께 만들게 됐다. 안은미는 “두 사람 다 신체적 장애에도 용감하고 파워풀 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며 “거대한 에너지가 폭발하는 무대에서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관객들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진·유남 씨와 안은미컴퍼니 소속 7명의 무용수들은 지난 3월부터 두 사람의 삶을 성찰하고 그 결과물을 몸으로 표현하는 공동 창작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영화 ‘곡성’으로 지난해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수상한 아티스트 장영규가 음악을 맡고 안은미 감독이 직접 무대와 의상을 꾸몄다.
안 감독은 “‘현대무용은 난해한 장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낯선 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끼고 에너지를 흡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10년 뒤 한국 문화예술계의 스타가 될 두 주역들을 미리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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