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을 외쳐온 김상조(사진)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17일 새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됐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에 진보성향 인사가 낙점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경제민주화 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게 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7일 신임 공정위원장에 김 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경제의 활력이 매우 떨어졌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장경제질서가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재확립함으로써 모든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데 제가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는 신임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절차가 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 대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청을 받아 이번 인선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식이 통상적이지는 않지만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부처 인선 지연에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 공정위 사령탑은 앞으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일감몰아주기·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규제 확대 처벌 강화 등 재벌개혁,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및 조사역량 강화 등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정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내정자는 “지금은 (공정위) 외부에 있어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라며 향후 재벌개혁 방향과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내정자는 1962년 경북 구미 출생으로 대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대학원에서 경제학석사와 박사를 취득했으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참여연대에서는 경제개혁센터 소장 외에 재벌개혁감시단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직도 맡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새 보훈처장에 피우진 전 예비역 육군 중령,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도 각각 임명했다. /민병권·박형윤·구경우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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