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내각에 여당 의원들을 전면 포진시켰다. 정치력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수차례 공적 검증을 거친 중진 금배지들을 장관으로 대거 지명하는 ‘의원’ 내각으로 장관 인사검증을 정면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30일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또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도종환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로, 김영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인사는 조각의 첫 단추인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이 31일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협조 속에 통과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금 장관을 인선해도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정식 임명되기까지 보통 한 달가량 걸리는 만큼 상반기 주요 부처의 인선을 마치고 하반기에는 민생현안 정책 등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김부겸 후보자는 1958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16~18대와 20대 국회에 입성한 4선 중진이며 보수진영의 아성인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는 데 성공해 지역주의를 극복한 아이콘으로 꼽힌다. 김현미 후보자는 1962년 전북 정읍 출생이다. 4선의 중진의원으로 나라 살림 전반을 관장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등을 지냈다. 특히 새 정부 초기 광주·전남 지역에 비해 하마평이 없어 소외감을 느꼈던 전북지역민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인사로 풀이된다.
도종환 후보자는 1954년 충북 청주 출생이다. ‘접시꽃 당신’ 등의 시집으로 유명한 문학인으로 중학교 교사로 활동하다가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다. 20대 국회 들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전말을 국정감사 등에서 파헤쳐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김영춘 후보자는 1962년 부산 출생으로 16대 국회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후 17대와 20대 국회에 입성한 3선 의원이다. 국회 예결위 간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민병권·박형윤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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