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중 하나인 강동구의 아파트값이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하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에는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은 고덕·상일동 일대를 중심으로 잇달아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 시세는 1월 1,856만원에서 5월 1,932만원으로 4% 상승해 최고점이었던 2006년 말 2,070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따라 매매와 분양시장이 함께 활성화되는 일종의 ‘윈윈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둔촌주공과 같은 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이어지며 시세가 상승하자 분양시장에서도 분양권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동구에서 5월 초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7월 이주가 예정된 둔촌주공은 기존 5,930가구를 1만1,106가구 규모로 짓는 재건축사업의 진행에 따라 매매 시세가 급상승한 대표적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로 꼽힌다. 대규모 입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3,658가구 규모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 입주가 시작됐고 지난해 10월 분양한 4,792가구 규모의 고덕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은 2019년 하반기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강동구 분양권 거래량은 4월 18일부터 전매가 가능해진 고덕그라시움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인 5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 1,092건(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의 22%인 246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강동구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아파트는 5곳 8,563가구로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3,793가구다. 롯데건설이 5월 분양한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는 이날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 결과 729가구에 8,256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1.3:1로 모든 평형이 마감됐다. 최근 청약을 접수한 보라매SK뷰의 27.68:1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6월부터 분양이 예정된 주변 재건축 단지들로 수요가 분산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이 올해 예정된 아파트분양 물량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6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이 고덕주공5단지 재건축 726가구를 분양하고 대우건설은 아파트 509가구, 오피스텔 127실로 구성된 주상복합 고덕센트럴푸르지오를 공급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이르면 8월 말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1,378가구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임 책임연구원은 “새 정부의 내각 인선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최근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내놓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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