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 간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을 앞둔 서울 은평구 대조동 재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조동 재개발 구역은 총 공사비 4,000억원이 넘는 등 강북권 대어급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지역에는 최근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에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가격도 꾸준한 오름 추세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대조1구역은 6월 중 조합 총회를 열어 시공자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도전장을 제출한 상태다. 지난 3월 열린 현장설명회에 15개의 건설사들의 구애를 받은 끝에 이 두 건설사가 정식 입찰을 했다.
대조 1구역은 은평구 대조동 88 번지 일대 약 11만2,000㎡에 달하는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4층 총 26개동, 2,389가구(임대 포함) 규모로 아파트를 짓는 사업장이다. 총 공사비가 약 4,6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개발 대어급으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 201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그간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가 교체되고 인근 녹번동, 응암동 등의 재개발 사업장에서 호조를 보이는 덕에 대조동에서도 사업 속도가 붙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세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다가구 주택은 3.3㎡(대지지분 기준)당 1,300만~1,500만원 선에 있다. 다세대의 경우는 3,3㎡당 2,600만~2,800만원 정도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3㎡ 당 200만~3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라고 한다.
다만,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매수자는 대기해 있지만,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A 공인중개사는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매물을 싹 거둬들여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조1구역 인근에 있는 대부분 공인중개 사무실에는 ‘재개발 매물 구합니다’는 문구를 붙여놨다.
지하철 불광역이 도보권에 있는데다 3호선을 통해 종로·시청·광화문 등 중심 업무지구로 이동이 수월하다는 입지적 강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인근 연신내역에 GTX(수도권 광역급행열차) 착공이 예정된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측면이라고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다만, 섣부른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개발 특유의 조합 내부 갈등과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게 이유다. C 공인중개사는 “어느 재개발 구역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조1구역 조합 내부에는 반대세력도 적지 않다”며 “이미 매물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여서 초기 투지 비용도 적지 않아 현재 시점에서는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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