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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부동산 대책] 단속반 빠지니...다시 불켜는 강남 중개업소

"불법 거래 '떴다방' 적발해야지...

영업중단은 근본대책 아냐" 지적

“사무실 방문하려면 오후에 오시면 돼요. 그때는 문이 열려 있을 겁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A 공인중개사)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아파트 앞.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서울시·강남구청 등과 함께 합동단속반을 꾸려 ‘다운계약서’ 작성 등 시장교란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20여 개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자리 잡은 이 일대를 단속에 나섰다. 오전10시께부터 점검을 시작한 단속반이 중개업소 문턱을 넘어선 곳은 1곳뿐이다. 단속이 올 거라는 소식은 일찌감치 퍼져 ‘집단 휴업’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단속반 역시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루 종일 개포동 중개업소 문 앞만 서성이다 철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대의 풍경은 달라졌다. 해가 조금씩 저물기 시작하자 하나둘씩 잠겨있던 중개업소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 그리고 오후6시께 중개업소들의 불은 모두 켜졌고 일대는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원상복귀됐다. 중개업소에서는 방문객을 맞았다. 이에 그들과 상담을 하거나 또는 중개인이 전화를 받으며 분주해 보였다. 일부에서는 문은 열어둔 뒤 불은 꺼둔 채 그 안에서 전화를 받으며 업무를 보고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우리가 별 잘못도 없는데 개포동만 잡는다고 (단속을) 나오니깐 문 닫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면서 “당분간 오전에는 문을 닫고 공무원들이 퇴근할 시간되면 문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단속반이 또 한 차례 허탕을 쳤던 개포4단지의 중개업소 중 일부도 단속반이 자리를 빠진 뒤 문을 열고 업무를 봤다. 이에 언론에 공개한 ‘보여주기식’ 단속은 정부의 무능력만 보여준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행정처리에 개포동의 중개업소들은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개포4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잠재워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불법 분양권 거래를 하는 ‘떴다방(이동식 불법중개업)’을 적발해야지 왜 10년 이상 한 자리에 있어 온 우리를 왜 쥐 잡듯이 잡으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시켜 시장을 식히려는 거 같은데 이런 방식은 잠깐 먹혀들 뿐 효과적인 대책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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