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를 강타한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인물 세르게이 키슬랴크(66)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본국으로 소환된다고 미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뉴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즈피드 뉴스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키슬랴크 대사의 소환 계획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미국-러시아기업위원회’에선 이미 다음 달 11일 워싱턴DC 리지스 호텔에서 송별 파티를 여는 일정까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 소환이 아니라 본국으로 영원히 돌아가는 셈이다.
키슬랴크 대사의 본국 소환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스캔들은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일컫는 것으로, 이 의혹의 중심에 키슬랴크 대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됐던 마이클 플린이 취임 직전인 지난해 12월 그와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하고 상부에 거짓으로 보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정권 출범 25일 만에 낙마했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역시 대선 때 그와 접촉한 사실을 숨겨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에서 제척되는 등 입지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지난해 12월 초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와 러시아 간의 비밀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앞서 키슬랴크 대사가 트럼프 측근 한 명을 무너뜨린 뒤 또 다른 측근도 위태롭게 만들었다면서 그를 ‘워싱턴에서 가장 위험한 외교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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