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미동맹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전직 주미 한국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에 만나자는 초청이 있었음을 고려해 조금 이르게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참석자들은 “방미 일정이 견고한 한미동맹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방향으로 내실 있게 짜인 것 같다”며 “특히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화로 정상 간 우의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간담회 내용을 소개하며 “참석자들은 양 정상이 구체적인 현안을 논의하기보다 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큰 틀의 공조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과 한반도 평화 정착 등 주요 사안에 대한 한미 간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최영진·한덕수·이태식·홍석현·양성철·이홍구·한승주 등 전직 주미대사 7명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실무적으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어떤 의제를 다룰지 등에 대해 물밑 작업이 거의 다 이뤄진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밖의 메시지나 이슈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도 있어 이 같은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데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오는 28일) 장진호전투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며 해당 일정이 양국 동맹과 문 대통령의 가족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장진호전투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진하던 미군이 남하하는 중공군에 포위당해 고전하다 후퇴한 작전이다. 이때 미군 등을 따라 피란길에 올랐던 현지 주민 9만여명 중에는 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씨 일가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흥남항에서 문용형씨 일가는 미국 상선 ‘메러디스빅토리호’를 타고 극적으로 남한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