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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걸쳐 총 180분에 육박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최단기간인 46일 만에 미국 정상과 만나 북핵 해법을 놓고 양국 간에 형성됐던 난기류를 크게 해소시켰다.
미국에는 보수, 한국에는 진보 성향의 새 정부가 각각 새로 출범한 탓에 동맹관계 균열이 우려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오랜 절친을 만난 듯 금세 신뢰를 쌓고 굳건한 우의를 다졌다.
두 대통령의 첫 만남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상견례 및 공식환영 만찬 행사를 통해 이뤄졌다. 오후6시 무렵 행사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활짝 웃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5초가량 악수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부부동반으로 만찬장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모두 존경한다”며 환대했다. 이어 지난 5월 대선 결과에 대해 “대단한 승리”라고 평가하며 문 대통령에게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북한 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호감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8일) 콴티코의 ‘장진호전투 기념비’에서 문 대통령께서 하신 연설을 봤다.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다”며 “연설에 대한 칭송의 얘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기념비 헌화식에서 장진호전투에서 희생했던 용사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연설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임 후 있었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축하 드린다”며 “미국의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역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고 호평했다. 이어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 역시 미국”이라며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해 만찬장을 한층 화기애애하게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방명록에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이라고 글을 남겼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매우 좋은 만남”이라고 소감을 올렸다.
만찬장에서는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 양국 간 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 등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됐다.
당초 29일 만찬은 1시간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35분 더 늘어 2시간 5분 만에 종료됐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및 통상정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많이 물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문 대통령이 화답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궁금증이 많이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이후 문 대통령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고 한다.
만찬장에서 쌓은 친분은 이튿날 정상회담의 성과로 이어졌다. 두 대통령은 최대 현안인 안보현안 등에서 시각차를 해소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 힘의 우위를 바탕을 둔 대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장에서부터 논의했던 양국 간 공정거래 향상 방안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큰 틀에서 공감을 나타내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현재 양국의 이익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고 평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향으로의 개선 필요성을 이야기해온 만큼 앞으로 한미 FTA의 개정을 통해 양국 간 이익의 균형추를 다시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DC=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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