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며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우리(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초고강도의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9시40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특별중대보도 형식의 국방과학원 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케트탄 화성-14형은 4일 오전9시(평양 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돼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해 조선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발사가 최대 고각발사 체제로 진행됐으며 2,802㎞ 정점 고도까지 상승해 933㎞ 거리를 비행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탄 발사 5분 후인 오전9시45분 무렵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소집을 지시한 뒤 정오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우리와 우방들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라며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이런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북한 미사일에 대해 “ICBM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한미 정상이 협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역할을 해줘야 근원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중대발표 예고 여파로 금융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전날보다 13.96포인트(0.58%) 내린 2,380.52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740%로 장을 마쳤고 5년물은 2.8bp, 1년물도 0.4bp 상승했다. 원화 가치도 약세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원70전 오른 1,150원60전으로 넉 달 만에 1,150원을 넘어섰다. /민병권·박민주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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