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특별전이 ‘그동안 수고했어’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수고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전도연은 14일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주년 특별전에 대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전도연의 영화인생을 총망라하는 특별전은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열린다.
그는 “계속 영화를 신인 같은 마음으로 찍고 싶은데 20주년이라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배우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래된 느낌을 주는 게 싫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꿈이 배우도 아니었고 처음 배우를 했을 때도 이렇게 오래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다 보니 꿈이 되고 계속하고 싶은 길이 됐다는 그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지나온 길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0년 CF로 데뷔해 TV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전도연은 1997년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20년간 17편의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기도 했던 ‘접속’이 선풍적 인기를 끈 뒤 두 번째 작품 ‘약속’까지 히트시키며 ‘멜로의 여왕’에 등극했고 ‘내 마음의 풍금’에서는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17세 늦깎이 초등학생으로 분해 풋풋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의 ‘인생영화’로 꼽히는 ‘밀양’에서는 신 들린 듯한 내면 연기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그는 “나도 언젠가는 천만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면서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지만 흥행을 못했다고 아쉬워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20년 동안 17편이면 거의 1년에 한 편꼴로 작품을 찍은 셈이다. 하지만 그는 “20년 동안 17편밖에 못 찍었다는 데 놀랐다”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작품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하는 것과 촬영현장을 좋아했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어느 순간 가장 큰 즐거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에서는 전도연의 연기인생을 보여주는 17편 모두를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 자리도 마련된다. 부천시청 2층 어울마당 입구에서는 전도연의 영화인생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전작들의 포스터와 스틸 사진 등이 전시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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