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어떤 경우에도 북한과 대화한다는 원칙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근본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대북정책의 원칙이 ‘조변석개’하면 국민 불안만 가중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말 밤 북한의 기습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직후 야권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 및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확산되는 것을 서둘러 진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역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한다. 매미처럼 한 철 살고 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을 하며 대화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우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코리아 패싱’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바른정당의 김영우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2분간 통화하는 동안 문 대통령과의 통화는 없었다”며 “(한반도 안보 관련 논의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 3당은 정부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방향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ICBM으로 근본적인 판이 바뀌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전날 “문재인 정부의 안보 놀음으로 국민 불안감도 레드라인을 넘어서고 있다”며 베를린 구상의 폐기를 주장했다. 민주당과 함께 김대중(DJ) 정부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민의당은 DJ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의 부분적 수정까지 거론하면서 날을 세웠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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