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진실 공방에 휘말린 가운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를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 시점에 ‘유승민·안철수 단일화’ 이야기를 꺼낸 것은 호남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셨던 것 같다”며 “상세한 이야기들은 제가 다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표의 “지난 대선 당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안철수 단일화 얘기를 많이 했다”는 발언에 선을 그은 것이다.
국민의당 호남 지지자들은 바른정당과의 연대 논의에 호의적이지 않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투표권의 과반을 차지하는 호남 표심이 당 대표 경선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점쳐지는 와중에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호남계 후보를 중심으로 표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박 전 대표는 공개적으로 “누구를 돕는다는 생각은 갖지 않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날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겠다”며 “당이 신뢰를 회복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여건이 될 때 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 당시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이날 국민의당 원외위원장협의회 주최 토론회에서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승낙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나가겠다고 한 적도 안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다”며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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