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과 첨예하게 대립해 오던 MBC와 KBS 노조가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을 요구하며 4일부터 동시에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언론 및 방송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방송사의 파업이 장기간 진행될 경우 신규 프로그램 제작은 물론 언론으로서의 기능도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노조)는 “기본 근무자를 제외하고 모든 조합원은 예외 없이 4일 0시부터 파업에 동참한다”며 파업 세부 지침을 밝혔다. KBS본부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전국의 기자 및 촬영기자, PD직종 조합원의 지명 파업에 돌입한 KBS본부노조는 4일 아나운서 직종 지명 파업을 시작하며 오는 7일부터 전 조합원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노조)도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MBC노조는 “송출 등 방송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기로 한만큼 방송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4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앞서 MBC 라디오 방송은 정규 프로그램 대신 음악만 송출하는 등 제작을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MBC의 경우 노동 당국이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제기된 김장겸 사장에 대해 지난 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 상황이어서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서부고용노동지청은 노조 활동을 한 기자와 PD들에 대한 인사 조처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안광한 전 MBC사장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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