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가 할퀴고 간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대륙을 향해 북상해 미 재난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카테고리 5등급으로 발전한 어마가 대서양 관측 사상 최강 허리케인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하비 때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어마가 미국 남부를 뒤엎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플로리다주는 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전날 4등급이던 어마가 밤사이 5등급으로 발전해 빠르게 북서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립 해양대기국(NOAA)은 5일 오전 “어마가 최대풍속 175마일(282㎞) 속도로 플로리다 남부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열대성 폭풍으로 시작된 어마는 카리브해의 고온다습한 수온과 만나 급격히 세를 불렸다. WP는 “어마가 대서양에서 관측된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전8시 기준으로 어마가 카리브해 리워드제도 동쪽 280마일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속 14마일의 속도로 빠르게 서진 중이라고 밝혔다. NHC는 “어마는 극도로 위험한(extremely dangerous) 허리케인”이라고 전했다.
아직 정확한 경로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어마는 다음주 초, 이르면 이번주 말께 미 남부지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P는 “플로리다와 걸프만이 계속 위험지역이 될 것이며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를 포함한 동부 연안도 잠재적인 착륙지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어마의 상륙 가능성이 예고된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 북상 소식에 바짝 긴장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주지사는 “생명을 위협하는 초강력 허리케인에 대비해야 한다”며 67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재난관리국에 만반의 대비를 지시했다. 하비 피해 복구차 파견했던 해안경비대와 구조대원들에게는 귀환 명령이 떨어졌다. 스콧 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연방정부가 허리케인 극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공급해줄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스콧 지사는 “플로리다는 최악과 최선의 상황을 모두 가정한 가운데 대비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비상 구호세트를 준비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미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재난당국도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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